AI 리터러시, 10대 소년 죽음의 경고?
미국에서 AI 챗봇에 의존해 자살한 10대 소년의 어머니가 개발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기사가 있었다. 수개월 동안 소년이 의지했던 인공지능 AI 캐릭터는 소년과 일상을 공유하고 성적 대화까지 나누는 절친한 친구였다고 한다. 소년은 AI와 현실을 벗어나 함께하기를 즐겼고, 결국 AI의 권유로 죽음까지 선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국내 일간지에 또 다른 모습의 기사가 실렸다. 일기 내용에 답변해 주는 AI 서비스가 호응을 얻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마치 우리에게 닥칠 상황을 예언이라도 하는 듯한 메시지로 다가왔다. AI를 가까이서 다뤄야 할 우리의 준비가 시급한 시점임이 분명하다.
높은 성능의 AI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국내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10대 청소년의 딥페이크 사건으로 한동안 떠들썩했다. 가해자로 의심되는 한 청소년은 가족 모두 서둘러 이민을 갔고, 또 다른 청소년은 참고인 신분 조사만으로 아파트 투신 소동을 벌였다. 교내에서 발생한 딥페이크 사건의 가해 청소년은 '선생님이 이뻐서요'라는 이유를 밝히고 검찰에 송치된 뒤 학교에서 퇴학 조치 당했다.
이 모든 일이 불과 수개월 사이에 발생했다. 문제의 발화점에는 생성 AI라는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이 있다. 기술적 개선도 중요하지만, 우리 사회의 준비 부족 또한 중요한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높은 지능을 가진 인공지능을 안전하게 다루기 위한 'AI 리터러시'의 교육과 확산이 시급하다.
지금의 상황에는 세 가지 측면이 작용하고 있다. 첫째,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마치 최초의 자동차가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지만 운전자에게 면허라는 안전 교육 과정이 없는 상황과 유사하다. 마차보다 빠르고 견고한 자동차는 미숙한 운전자로 인해 자신과 행인들에게 큰 위협이 된다. 그런데 위험한 성능의 AI는 누구에게나 손쉽게 노출되고 있다.
둘째, 생성 AI 기술은 완벽한 통제가 불가능하다. 지금의 생성형 AI는 인간의 논리적 사고 밖에서 출현했다. 딥러닝(심층신경망)의 추상화 과정에서 발견된 기술적 업적이기 때문이다. 개발자조차 기대하지 못한 양적 확장이 만든 질적 도약의 결과다. 적어도 당분간은 완벽하게 통제된 AI의 실현은 어려워 보인다. 기술 외적인 노력이 절실한 이유다.
셋째, 기존 AI 교육의 그릇된 방향성이다. 일반적인 AI 교육은 디지털 전환에 기반한 AI 역사와 머신러닝, 코딩 기술에 치우쳐 있다. 하지만 대다수 사용자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과 AI의 상호작용에 관한 이해다. AI가 어떻게 우리 생활 속에 자리잡을 것이며 어떤 유익과 해악을 끼칠지에 대한 분별력과 비판적 시각, 그 가운데 윤리적 활용과 법적 문제까지 다뤄야 한다. 컴퓨터공학이나 교육학 어느 한쪽에서 다룰 수 없는 경계의 영역, 그것이 'AI 리터러시'다.
해외에서는 AI 리터러시의 중요성이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 미국 국가인공지능자문위원회(NAIAC)는 AI 리터러시를 'AI 도구와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활용하는 역량'으로 정의하며, 개인이 인공지능의 이점과 위험성을 이해하고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MIT의 신시아 브리젤 교수는 'AI라는 지니는 이미 병에서 나왔다'며, 학생들이 기술을 사용할 때 AI 리터러시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AI 시대는 이미 도래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AI 리터러시는 호사스런 선택이 아니라 절박한 필수일 수 있다. 정부, 교육기관, 기업 모두가 AI 리터러시 교육과 확산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개인 또한 급격하게 변화하는 AI 시대에 적응하고, AI를 도구로 활용해 자신의 삶과 사회를 개선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AI 리터러시는 단기간에 닥칠 AI 충격을 완충시킬 중요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