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 대전환의 시기에 ‘AI 리터러시’가 중요한 이유
챗GPT와 같은 뛰어난 성능의 생성형 AI를 뭐라 해야 할까? 책을 집필하던 지난 2월 이후 줄곧 이어지고 있는 화두다. 기술적 이해에서 출발했지만 매번 인간에 대한 물음으로 되돌아오곤 했다. 우리가 처음으로 마주친 인간에 준하는 지능체라는 생각 때문이다. 싫든 좋든 이제 AI를 곁에 두고 잘 써야 하는 세상이다. 가급적 깊이 있는 이해는 AI를 잘 다루기 위해 중요한 부분이다. 그것을 AI 리터러시라고 생각한다.
처음 접하는 모든 것의 이해는 정의에서 출발한다. 생각 속에 하나의 옷걸이를 마련하는 것이 정의다. 지도라면 하나의 좌표다. 시작점이 잘못되거나 불분명하면 이후의 길은 험난할 수밖에 없다. 어디까지 이해하고 얼마나 깊이 있는 정의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AI 시대 질문의 기술'은 프롬프트를 하나 외우거나 툴을 하나 더 사용하는 것보다 'AI 리터러시'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AI 리터러시는 단순히 기술적인 지식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AI의 원리와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AI가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 생성 AI는 다양한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잘못된 정보에 의존하거나 기술의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할 수 있다. AI 리터러시는 기술을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AI 리터러시를 기르기 위한 첫걸음은 AI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다. 나는 AI의 이해를 친구를 사귀는 것에 비유하곤 한다. 출생지와 살아온 이력이 누군가의 기억으로 쌓여 지금의 모습과 미래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듯이, AI 역시 어디서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학습하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 지능의 동작 방식을 모방해서 만들어졌다. 그래서 초창기 인공지능 과학자 중에는 인지과학이나 신경과학, 심리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많았다.
인공지능의 심층신경망에 대한 이해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인간 두뇌 860억 개 신경세포의 동작 원리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인공지능은 수조 개의 노드 간 파라미터 값이 변하면서 연결되고 끊어지며 만들어낸 패턴으로 이해도 추론도 하게 된다. 하지만 정확한 이유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인공지능의 거짓 답변과 편향성, 폭력성, 차별은 모두 인간으로부터 학습한 결과다. 아이가 부모의 태도를 학습하듯, 거대언어모델은 인간의 언어를 학습했을 뿐이다. 인공지능의 유해성은 본질적인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같은 이유로, 당장의 AI 위협은 인공지능 그 자체가 아니라 그릇된 욕망으로 AI를 사용하는 일부 인간들이다.
AI를 대하는 다수의 사람들은 당장의 쓸모를 위한 팁을 얻기 바란다. 마음의 여유가 없기도 하고 원리까지 알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이해는 되지만, 질문의 기술은 깊은 이해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고성능의 슈퍼카가 트랙에 오를 수 있는 것은, 고성능의 제동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멈추는 법을 알지 못한 채 고성능의 인간을 만들고 있다. 인간이 게을러서는 안 되는 이유다.
결론적으로, AI 리터러시는 AI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필수적인 능력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AI 기술을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윤리적 문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최신 정보를 습득하며, AI의 원리와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AI 대전환의 시기(AX)는 누군가에게 위기지만, 누군가에겐 기회이기도 하다.
후자의 누군가가 되는 길은, AI 리터러시를 남보다 빨리 갖추는 것이라고 생각한다.